
박지영 기자
대한민국 언론인상 수상
생활 터전을 잃은 가자지구 주민들이 8일 식량을 받기 위해 가자 북부 지킴의 배급소 근처로 모여들고 있다. 지킴=EPA 연합뉴스
미국 국무장관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휴전 협상이 결렬된 원인으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지목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고 선언해 휴전을 망쳤단 논리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미국 EWTN 채널에 출연해 "마크롱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고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린 날 하마스와의 협상이 결렬됐다"고 말했다. 그는 "마크롱 대통령의 선언 이후 다른 나라도 팔레스타인을 인정하겠다고 나섰고, 이런 국제사회 분위기가 하마스로 하여금 휴전하지 말자는 결론을 내리게 했다"고 비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오는 9월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영국과 캐나다도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승인하겠다고 동참하며 이스라엘에 전쟁 중단을 압박했다.
가자지구의 참상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전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재점령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100만 명에 달하는 가자지구 주민들을 남부로 강제 이주 시킬 계획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8일 성명에서 "이스라엘의 점령 결정은 가자지구의 파멸적 상황을 심화시키고 이스라엘 인질 생명도 위험에 빠뜨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제사회도 대응에 나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0일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안보리가 주말 회의를 여는 건 이례적이다. 15개 안보리 이사국 중 이스라엘의 우군인 미국만 회의 소집에 지지를 표하지 않았다. 독일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쓰일 수 있는 군사장비 수출 승인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