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7일 충북도당에서 당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청주=뉴스1
국민의힘이 22일 새 당대표를 선출한다. 계엄과 탄핵, 대선 패배를 거치며 나락으로 떨어진 당을 추스를 리더십을 선택하는 자리다. 하지만 기대는커녕 실망과 우려가 앞선다. 전국을 돌며 분위기를 띄우는 합동연설회가 8일 시작됐지만 후보들의 비전과 역량은 고사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만 보인다. 여전히 윤 전 대통령 탄핵 찬성과 반대로 쪼개져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찐윤 감별사인 양 행세하는 전씨의 행태가 갈수록 극성을 부려 볼썽사납다. “내란 정당 해산하라”는 더불어민주당의 공세가 도를 넘었는데도 107석의 제1야당은 지리멸렬하다. 이런 식이면 전당대회가 회생의 발판이 아닌 몰락을 자초하는 자해극으로 변질될 판이다.
탄핵 반대 당권주자들은 극우 표심을 노린 망언을 쏟아냈다. 김문수 후보는 7일 보수 유튜브 방송에서 “계엄을 해서 누가 죽거나 다쳤거나 한 적 없지 않은가”라며 “윤 전 대통령이 다시 입당을 희망하면 당연히 받아주겠다”고 궤변을 늘어놓았다. 장동혁 후보는 8일 라디오에 나와 “입당 신청을 받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가세하면서 “장외세력에 어떤 공격이 있다고 해서 내치거나 잘라내야 된다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전투력은 늘 낮다”고 강변했다.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전씨와도 필요에 따라 힘을 합치겠다는 의미다. 지지층이 열광하는 ‘윤 어게인’과 ‘친길(친 전한길)’ 구호를 등에 업고 당대표가 되겠다는 얄팍한 술수나 다름없다.
여론은 싸늘하다 못해 포기 수준으로 악화됐다. 8월 1주차 전국지표조사(NBS)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역대 최저인 16%로 하락했다. 대선 직전(31%)과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 민주당(4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조차 23%에 그쳐 민주당(37%)과 격차가 현격하다. 당 지도부와 후보들은 연일 “이재명 정부와 거대 여당에 맞서 싸우겠다”지만 그에 호응할 명분도 동력도 없는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정당이 대체 왜 필요한가. 존재 이유를 입증하지 못하면 남은 건 소멸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