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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폐 '카공족'을 향한 스타벅스의 결단...양날의 검은 누굴 겨눌까
업데이트2025.08.09 18:00

안아람 기자

대한민국 언론인상 수상

스타벅스 코리아가 7일 모든 매장에 게시하기 시작한 ‘쾌적한 매장 이용을 위한 안내’. 스타벅스 코리아 제공


스타벅스 코리아가 최근 매장 내 테이블에 개인용 데스크톱이나 프린터 등을 갖다 두고 쓰는 행위 등을 제한하면서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1위인 스타벅스의 조치가 그동안 민폐 논란이 일었던 이른바 민폐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에둘러 겨냥한 것이라 이 조치로 카페 운영 문화가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8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코리아는 전날부터 전 매장에 '쾌적한 매장 이용을 위한 안내'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이 글에는 '개인용 데스크톱, 프린터, 멀티탭, 칸막이 등은 매장에서 사용할 수 없어요' '장시간 자리를 비우실 때는 원활한 좌석 이용을 위하여 소지품을 꼭 챙겨주세요'라는 내용이 담겼다. '여러 명이 사용 가능한 테이블에서는 다른 고객님도 이용할 수 있도록 양보해주세요'라는 문구도 적혔다.

스타벅스가 이런 결정을 한 건 '민폐 카공족'을 두고 불편한 시선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6월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는 민폐 카공족의 행태를 지적하면서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이 사진에는 스타벅스 테이블 위에 칸막이를 설치하고 그 안쪽에 태블릿 PC와 헤드셋과 키보드, 마우스 등이 놓여 있었다. 최근 한 매장에선 자리를 비운 카공족이 물품 중 일부를 도난당했다며 매장 측에 관리 책임을 따지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두 사례 모두 부적절한 행태라는 지적이 많았다.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노트북을 사용하는 정도 가지고는 이용에 제한이 없다"고 했다. 그는 대신 "장치를 지나치게 많이 두고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는 일부 때문에 커피를 즐기러 왔거나 조용히 혼자 공부하거나 업무를 보고 가는 분들이 피해를 입는 것 같다"며 "최소한의 가이드 라인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페에서 '백색 소음'을 들으며 집중해 공부나 업무를 하는 카공족은 이젠 흔하다. 2012년 3월 발표된 미국 시카고대 소비자연구저널은 50~70데시벨(dB)의 소음이 완벽한 정적보다 집중력과 창의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적도 있다. 카공족이 많아진 배경이다.


'양날의 검' 민폐 카공족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6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한 사진.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가림막을 설치한 이 고객은 안쪽에 태블릿PC와 키보드, 마우스, 그리고 헤드셋 등을 갖다 두고 장시간 자리를 비웠다고 한다. 서경덕 교수 SNS 페이스북 캡처


문제는 카페 입장에선 카공족이 양날의 검이라는 점이다. 장시간 자리를 차지하며 고객 순환을 방해하는 눈엣가시이면서도 카페로선 고정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게다가 아무도 없는 매장보다는 어느 정도 고객이 있는 게 또 다른 고객 유인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투썸플레이스는 매장 방문 고객 성향 및 상권 등을 분석해 활용하고 있다. 카공족 방문이 잦은 홍대서교점이나 양재매헌역점 등은 카공족을 배려해 좌석마다 별도의 플러그 등을 뒀다. 매장 인테리어 등을 고려해 기차 부스 모양이나 방사선형, 파티션형 등 다양한 형태로 1인 좌석을 마련하기도 했다. 카공족을 적극 유치하되, 다른 고객에게 방해나 불편함을 주지 않도록 운영하는 셈이다. 다만 가맹점이 많은 다른 업체에선 한꺼번에 조치를 취하기가 사실상 어려워 별다른 조치를 취하기 쉽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압도적으로 많은 스타벅스가 민폐 카공족을 향해 조치를 취한 만큼 카페를 이용하는 고객들 문화가 어떻게 바뀔지 다들 관심이 많다"면서 "집중해서 공부나 업무를 하기 위해 카페를 찾는 만큼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선이 지켜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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