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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집 필요" 尹 대통령실, 보수 유튜버에 'SOS 지원요청' 논란
업데이트2025.08.09 19:53

오세운 기자

대한민국 언론인상 수상

1월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 관련 경찰 일임 기사를 접한 후 환호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윤석열 전 대통령 '1차 체포영장 집행'이 무산된 직후, 당시 대통령실 행정관이 관저 경비를 강화하기 위해 민간인 지지자를 동원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성삼영 당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은 윤 전 대통령 체포가 임박한 1월, 탄핵 반대 집회를 이끌던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의 운영자 신혜식씨와 여러 차례 연락을 주고받았다. 신씨는 현재 '서부지법 폭력 사태' 배후 의혹을 받아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신씨에게 "공관 근처로 지지자들 결집 필요" 문자

지난 1월 3일 오후 10시쯤 성 전 행정관이 신씨에게 보낸 문자 내용을 보면, 성 전 행정관은 신씨에게 공관 지도 이미지를 첨부하며 당시 관저 주변에 모여있던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결집 위치'를 지시했다. 이날은 공수처가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실패한 날로, 관저 주변에는 윤 전 대통령 지지자 등이 남아 '체포 반대'를 외치는 집회를 이어가고 있었다.

당시 성 전 행정관은 신씨에게 문자로 "별표 위치에 어린이 놀이터가 있음. 그곳에서 대비해줘야 함. 매봉산 철책 넘으면 바로 관저임"이라고 보냈다. 이어 "현재 군, 경찰의 지원이 어려워 경호처 인력이 대응하기 어렵다. 지지자 결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보수 집회 참가자들을 공관 근처로 이동시킨 후, 공관을 방어하기 위한 '인간 바리케이드'로 활용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민주노총 X들이 오늘 밤 등산로를 이용해 관저를 덮친다는 첩보가 있다. 산으로 침입할 경우 경호 인력만으로는 막아내기 어려울 것 같다"라고도 했다. 민주노총은 이튿날 윤 전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며 관저 방면으로 행진을 시도하다 경찰과 충돌했으나 관저 난입을 시도하는 등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성 전 행정관은 이날 이후에도 민주노총 집회 상황을 공유하는 내용 등의 문자를 신씨에게 보냈다. 1월 13일엔 신씨에게 "17일 12시에 점심을 한번 하려하는데, 참석 가능 여부를 알려달라"며 만남을 요청했으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를 운영하는 신혜식씨가 1월 2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라이브 방송에서 윤석열 탄핵 반대 집회를 주최하는 손현보 목사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게 보냈다는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고 있다. 신의한수 유튜브 캡처


"똘마니로 두려는 것인가" 항의에 "죄송하다"

신씨가 성 전 행정관의 요청 등에 불만을 표출하자, 성 전 행정관이 사과하는 일도 벌어졌다. 신씨는 공수처가 윤 전 대통령을 체포하기 전날인 1월 14일 성 전 행정관에게 전화를 걸어 "위기 상황에서 누가 도와주는데 이래라저래라하는 거냐"고 화를 냈다. 이어 "(대통령 관저 뒤에) 차 한 대만 놓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1,000명을 보내라고 하고 언제 들어오는지도 모르는데 왔다 갔다 하라고 그러고 도대체 뭔 작전을 세우는 것이냐"라고 항의했다. 그러면서 욕설과 함께 "위기 상황에서 시민단체를 예전처럼 '똘마니'로 두고 부려먹으려 하는 것이냐"고 언성을 높이자 성 전 행정관은 연신 "죄송하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성 전 행정관은 1월 21일 윤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 출석을 앞두고 지지자들에게 헌법재판소 출석 길 응원을 독려한 사실이 밝혀져 사임했다. 당시 성 전 행정관은 "대통령께서 헌재에 직접 출석하신다"며 "응원이 필요하다. 안국역에서 헌재로 향하는 모든 곳에서 대통령님을 응원해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지지자들에게 보내 논란이 됐다.

오세운 기자 cloud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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