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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로 K-좀비물 새 지평 연 영화 '좀비딸'
업데이트2025.08.09 11:57

정한별 기자

대한민국 언론인상 수상

'좀비딸'이 극장가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좀비딸' 스틸컷

'좀비딸'이 극장가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좀비를 소재로 내세웠으나, 무섭기보단 유쾌하고 따뜻하다. 이 작품을 통해 K-좀비물의 영역 확장이 이뤄질 수 있을까.

영화 '좀비딸'은 이 세상 마지막 남은 좀비가 된 딸을 지키기 위해 극비 훈련에 돌입한 딸바보 아빠의 이야기를 담는 작품이다. 영화 '인질'과 드라마 '운수 오진 날'로 주목받았던 필감성 감독의 신작인 이 영화는 개봉 6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뜨거운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천만 흥행작 '서울의 봄'과 동일한 속도라는 점에서 시선을 모아왔다.

'좀비딸'은 좀비를 소재로 하지만 무섭기보단 유쾌하고 감동적이다. 극 전반에 흐르는 주요한 감정은 부성애다. 조정석 역시 인터뷰를 통해 "'좀비딸'이 아빠로서 내 안의 부성애를 끌어올렸다"고 밝힌 바 있다. 작품 속 정환(조정석)은 자신이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딸 수아(최유리)의 곁을 끝까지 지키고자 애썼다. 정환이 매 순간 목숨을 건 채로 고군분투하고, 딸이 인간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길 때마다 기대감을 품는 모습이 관객에게 뭉클함을 전했다.

그런가 하면 유쾌한 지점들도 있다. 정환의 어머니인 밤순(이정은)은 효자손을 검처럼 다루며 웃음을 자아냈다. 동배(윤경호)는 토르 코스프레에 도전했고, 고양이 애용이는 강렬한 장면들을 탄생시키며 작품에 유쾌함을 더했다. '좀비딸' 측은 실제 고양이를 애용이 역으로 캐스팅해 리얼함을 높였다. 정환은 화려한 춤 실력을 뽐내며 눈길을 끌었다.

'좀비딸'의 성공이 갖는 의미

'좀비딸'은 이 세상 마지막 남은 좀비가 된 딸을 지키기 위해 극비 훈련에 돌입한 딸바보 아빠의 이야기를 담는 작품이다. '좀비딸' 스틸컷

그간 사랑받았던 K-좀비물은 대부분 무거운 분위기에서 극이 진행됐다. 2016년의 '부산행'은 1,157만 관객을 동원했는데, 매튜 본 감독이 '아가일'의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이 작품을 언급했을 정도로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다. '부산행'의 흥행 이후 국내에서는 좀비물이 쏟아졌다. 2022년 베일을 벗은 넷플릭스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는 '부산행' 후 히트에 성공한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 드라마는 전 세계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리는 성과를 얻었다.

미국에서는 좀비물이자 코미디물인 '웜 바디스'가 흥행을 이뤄냈다. 그러나 그간 K-좀비물 중에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코미디 작품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난 2월 공개된 쿠팡플레이 시리즈 '뉴토피아'가 역대 쿠팡플레이 시리즈 중 공개 첫날 최다 시청자 수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으나, 호불호가 크게 갈렸다. 대중적인 사랑을 받으며 입소문 효과를 누리고 있는 '좀비딸'의 등장에 더욱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뉴토피아'가 코미디풍 K-좀비물의 가능성을 제시한 상황 속, '좀비딸'이 인기를 누리며 해당 장르의 영역 확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본지에 "'좀비딸'의 성공으로 코믹, 휴먼 코드를 갖고 있는 좀비물이 이후에도 등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K-좀비물의 소재 다양성이 확장될 가능성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외국 귀신'으로 분류되는 좀비가 어느덧 한국 공포물의 주요 소재로 자리잡았다는 점 또한 눈길을 끈다. 하 대중문화평론가는 "좀비가 인기 캐릭터가 된 상황 속에서 외국 귀신이라는 인식이 사라졌고, 우리 콘텐츠에서 활용 가능한 보편적인 소재가 됐다"며 콘텐츠 속 좀비의 생명력이 길게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앞으로도 K-좀비물이 대중에게 짜릿함과 감동을 선물할 예정이다. '좀비딸' 이후 한층 다양해질 해당 장르의 색깔에도 기대가 모인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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