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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 왕국' 일본처럼…편의점서 ①뷰티 ②타투 ③환전까지
업데이트2025.08.10 10:00

박경담 기자

대한민국 언론인상 수상

편의점 GS25가 서울 종로구 뉴안녕인사동점에서 운영 중인 인공지능(AI) 뷰티 디바이스 모습. GS25 제공


4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편의점 GS25 뉴안녕인사동점 입구에 들어서자 다섯 대의 키오스크(무인 단말기)가 손님을 맞았다. 환전, 포토카드 제작, 사진·문서 출력을 할 수 있는 키오스크 옆에 인공지능(AI) 뷰티 디바이스가 최근 새로 놓였다. 이름, 나이와 함께 인종 정체성을 아시안인으로 입력한 뒤 얼굴 사진을 찍자 AI가 피부톤, 얼굴형을 진단하기 시작했다.

이 기기는 사진을 통해 피부·입술·눈 색상, 눈·코 모양, 입술 두께는 물론 얼굴의 가로·세로 비율, 눈과 눈썹 크기 비율을 따졌다. 그 결과 밝은 색감이 어울린다면서 메이크업으론 싱그러운 살구·화사한 딸기, 헤어스타일로는 골드 블론드 등을 추천했다. 마지막으로 화사한 느낌의 바운시 글로스 멜바 시럽, 아이섀도 듀오 플러티 블링크 등을 '찰떡 제품'이라고 꼽았다. 모두 GS25에서 판매 중인 뷰티 상품이었다.

GS25는 인사동처럼 외국인이나 젊은 층이 많이 찾는 곳 위주로 연내 AI 뷰티 디바이스 설치 점포를 10개로 늘릴 계획이다. GS25 운영사인 GS리테일의 송정환 서비스상품팀 매니저는 "AI 뷰티 디바이스는 젊음 세대 취향을 반영한 체험형 서비스로 뷰티 진단부터 상품 구매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편의점에서 마주칠 수 있는 키오스크가 ATM만 있다는 건 옛말이다. 이날 기자가 가 본 편의점에서만 뷰티 디바이스를 포함해 키오스크를 네 종류 갖췄다. 타투, 인형 뽑기 등 소비자가 혼자 돈을 넣고 이용할 수 있는 키오스크는 더 있다. 온갖 물건을 파는 만물상 편의점의 진화다.


키오스크 두는 편의점, 만물상의 진화


4일 서울 종로구의 GS25 뉴안녕인사동점에 AI 뷰티 디바이스 등 키오스크 다섯 대가 놓여 있다. 박경담 기자

GS25가 운영 중인 다른 키오스크는 꽝 없는 캐릭터 뽑기로 일본에서 뜬 이치방쿠지가 있다. 고객이 키오스크에서 1만2,000~1만4,000원을 결제하면 드래곤볼, 하이큐 등 인기 캐릭터 12종의 굿즈를 1개 준다. 굿즈는 피규어, 컵, 수건, 키링, 쿠션, 인형 등을 마련했다. 15개국 통화를 원화로, 원화를 달러·엔·유로·위안화로 바꿀 수 있는 환전 기기도 빼놓을 수 없다.

CU가 설치한 키오스크는 프린팅박스가 대표적이다. 노트북, 스마트폰에 저장한 사진과 문서를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클라우드에 올린 뒤 인근 점포에서 출력할 수 있는 서비스다. 취향을 담을 수 있는 달력, 포토카드 등을 제작하기 쉬워 10, 20대가 즐겨 이용한다.

또 학생, 직장인이 문서 인쇄를 위해 많이 방문하고 있다. CU는 과거 PC방, 인쇄소가 담당하던 문서 출력 공간 역할을 이제 집 근처 편의점이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2년 처음 선보인 프린팅박스는 현재 전국 800여 개 점포에서 가동 중이다. 프린팅박스는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다른 편의점에서도 이용 가능한 점포가 적지 않다.

CU가 6월부터 명동역점, 인천공항 2터미널 3호점 등에 마련한 타투 키오스크도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그림, 텍스트 등 100여 가지 도안 중 하나를 고르면 1, 2초 만에 피부에 새길 수 있다. 도안은 2분 동안 횟수 제한 없이 사용 가능하고 별도로 세척하지 않으면 2일 동안 유지된다.

편의점이 키오스크 설치에 적극적인 건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체험형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키오스크는 다른 상품까지 추가로 사도록 하는 매출 도우미다. 매장 내에 상주 직원이 있어 관리하기 쉬운 면도 편의점이 키오스크를 두는 이유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무인기기를 편의점, 서점, 마트 등 다양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키오스크 왕국 일본처럼 한국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며 "유동 인구가 많고 젊은 세대가 밀집한 지역 중심으로 키오스크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CU가 6월부터 서울 명동역점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타투 키오스크 모습. CU 제공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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