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영하 기자
대한민국 언론인상 수상
1일 서울 서초구 잠수교에서 시민들이 땀을 흘리며 뛰고 있다. 연합뉴스
하루 25분 이상의 중강도 이상 운동과 30~60분의 가벼운 운동을 병행하면 '번아웃' 위험을 60% 이상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의 전상원·조성준·김은수 교수는 최근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정서장애 저널(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에 발표했다.
번아웃은 장기간에 걸친 직무 스트레스 때문에 발생하는 정신적·신체적·감정적 탈진 상태를 말한다. 단순 피로나 과중 업무와는 구별되는 만성적 스트레스 반응으로, 조직과 사회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운동이 우울증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알려졌지만, 실제 직장인을 대상으로 번아웃과 신체 활동의 연관성을 연구해 결과를 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2020~2022년 강북삼성병원에서 직장 검진을 받은 직장인 7,97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최근 7일간 신체 활동과 번아웃 상태를 분석했다. 신체 활동 강도는 △가벼운 활동(걷기 등) △중강도 운동(가벼운 자전거, 탁구 등) △고강도 운동(빠른 자전거, 에어로빅 등)으로 구분하고, 번아웃 상태는 정서적 탈진과 냉소 등의 증상을 통해 분류했다.
그 결과, 연구 대상의 15.8%인 1,262명이 번아웃 상태였고, 신체 활동량이 많을수록 번아웃 유병률이 낮았다. 구체적으로 하루 평균 25분 이상의 중강도 이상 운동과 30~60분의 가벼운 활동을 병행하는 경우 번아웃 발생 위험이 62% 감소했다. 가벼운 활동이 하루 60분에 미치지 않더라도, 중강도 이상 활동을 25분 이상 꾸준히 하는 것만으로도 번아웃 위험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히 운동 여부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활동 강도, 지속 시간 등 조합에 따른 정신건강 효과를 일상 조건에서 분석한 첫 연구"라며 "일주일에 몇 번이라도 몸을 움직이는 시간을 일부러 만들어보는 것이 마음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